1층 2층 3층
맨 꼭대기 20층까지
사람들이
아침마다
서랍장을 열고 나왔다가
밤이면
다시 서랍장 안으로 들어가서
차곡차곡 쌓인다
층층이 쌓여 잠든다.
- 김은영 <아파트1.>
나를 품어주었던 집,
내가 자라났던 집은 그 후
내 속에 있고 나와 더불어
세월의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 폴 앙드뢰 <내 마음의 집>
우리의 감정이라 부르던 어떤 것,
우리의 취향이라 부르던 모든 것.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되었던 모든 것.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되었던 어떤 것.
거실에는 어떤 모든 것이 있다.
-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집이라는 공간은 단지
물리적으로 생활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물론, 그와 더불어
편안하고 풍족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는 장소가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집의 참모습입니다.
-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생각한다>
그때 내가 얼마나 슬퍼하고
얼마나 쓸쓸해 했는지를
아마도 다락방은 기억할 거야.
다락방은 그럴 때마다
내게 위안을 주는
유일한 장소였어.
-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리는 세 종류의 집 속에서 동시에 거주한다.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기억의 집, 현재 살고 있는 집, 그것이 어디에 있든, 그리고 살아보고 싶은 꿈속의 집, 이 세가지가 어떤 모양이든, 하나 된 집에 사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참 행복한 사람이다. 부엌이기만 하면, -건축가 故 정기용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다. - 괴테
쾌락과 궁전 속을 거니는 것도 언제나 초라한 내 집보다 편안하지는 않다. - J.H.페인 <즐거운 집>
우리 집 문을 누가 와서 두드릴까? 문이 열리면 들어오고 문이 닫히면 아늑한 소굴 문 밖 저쪽에선 세상은 요란해도 - 피에르 알베르 비로 <자연의 즐거움>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나를 지켜주는 것은
오로지 적막뿐이었다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옛날의 그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