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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웰스, 정수기 패러다임 바꾼 R&D 철학

2023-06-07
교원그룹은 구몬, 빨간펜 등 학습지로 유명한 기업이다. 그런 교원이 만든 가전제품 브랜드 '교원웰스(Wells)'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을까.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3대 가전제품을 주축으로 매트리스나 식물재배기 등 다양한 범위로 도전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모든 제품군이 '건강'이란 하나의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수 영양소인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한 물을 구현하는 정수기, 수면 장애를 줄이는 매트리스, 집에서도 무농약 채소를 길러먹을 수 있게 한 식물재배기(웰스팜) 등 건강이란 콘셉트를 지향한다. 웰스의 심장인 인천공장을 찾아 제품 탄생의 장면과 연구개발(R&D) 노력들을 살펴봤다.

◇후발주자인데…'최초' 타이틀 거머쥔 비결

교원웰스는 인천공장-파주물류센터 등으로 이분화해 운영 중이다. 메인 생산기지는 주요 제품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인천공장이다. 교원웰스 브랜드가 2003년 렌탈가전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2009년 남동공장을 매입, 가동을 시작했다. 총 2층 건물구조, 2000평 정도에 달한다.

인천공장은 생산뿐 아니라 싱크탱크 역할도 수행한다. 지난주 교원웰스 인천공장 2층에 위치한 'R&D센터'에선 정수기 태스크포스팀(TFT)이 신제품 개발에 한창이었다. R&D센터는 작년 말 기준 총 87건의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교원웰스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초 타이틀이 꽤 많은 기업이다. 예컨대 싱가포르와 동남아 등으로 수출 중인 언더싱크 타입, 빌트인 정수기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모델이다. 비데 개발도 살균 기능, 산소함유량 등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형석 교원프라퍼티 웰스개발팀장은 "최근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하기 위해 정수기 등 가전을 소형화하는 추세"라며 "필터도 작게하면서 미네랄 함유량과 성능, 물맛까지 유지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원이 경쟁우위에 있는 정수기 핵심기술은 두 가지다. '미네랄 필터'와 '이중관 냉각시스템(슈퍼쿨링 THE NEW)'이다. 미네랄은 인체에 유익한 성분으로 필수 영양소다. 그러나 정수기 필터로 걸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교원웰스는 오히려 정수기 필터에 미네랄 함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미네랄이 풍부한 물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활성수소가 풍부해 노폐물 배출과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웰스카본 필터'와 '네오나노클린플러스 필터'는 중금속과 노로바이러스 등 유해한 성분들은 99.9% 걸러낸다. 동시에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함유량은 보존한다. 우리 몸의 체액과 비슷한 약알칼리성(pH 7.5~80) 물을 구현해냈다.

이날 만난 웰스개발팀 한 연구원도 "미네랄은 물맛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만큼 칼슘성분을 중심으로 칼륨, 실리카 성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필터를 개발했다"며 "최근엔 자체 '워터 소믈리에' 인력들과 협업해 웰스만의 지표를 개발하기 위한 계획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물 맛과 기능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히시모토' 기준으로 자체 실험을 진행했다. 교원웰스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주관 정수기 생수 물맛 품평회에서 최근 2년 연속 상위 등급인 '골드'를 획득하며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중관 냉각 방식도 교원웰스 정수기만의 전매특허 기술이다. 직접 냉각시스템이라고도 불리는데, 별도의 냉각탱크 없이 깨끗하고 다양한 온도의 냉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슈퍼쿨링 The New' 정수기에 적용됐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체온(36.5도)에 가까운 온수를 구현하는 '체온수 모드'로 건강 제품으로 업계에 눈도장을 찍은 계기가 됐다.

김 팀장은 "이중관 냉각방식으로 얼음물 냉수를 구현하는 '슈퍼쿨 모드'도 개발했다"며 냉수 온도를 2단계로 제어해 얼음을 넣지 않아도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식물재배기 신품종 발굴…'실험, 또 실험'

2층 R&D센터 옆쪽으론 식물재배기 '웰스팜' 연구실도 보였다. 파주 물류센터가 식물재배에 집중한다면 인천공장 연구진들은 신품종 발굴과 도입이 주 업무다. 웰스팜은 교원웰스가 2017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가정용 식물재배기다.

웰스팜이 시장 경쟁력을 지니는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품종 선정에 있다. 교원웰스는 현재 비타민다채, 버터헤드, 바타비아, 멀티레드 등 쌈채소부터 샐러드류 외에도 숙면과 항암 효과가 있는 기능성 채소 등 종류가 16가지로 다양하게 구비해두고 있다. 이유식에 활용하기 좋은 채소들을 패키지로 만든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이곳에서 만난 연구원은 "웰스팜의 기능성 쌈채들은 다른 식물재배기 가전회사에선 취급하지 않는 품종"이라며 "숙면 쌈채, 항암 쌈채 등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초의 상품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또 "꾸준히 수요조사를 통해 수요가 적은 품종은 줄이고 인기있는 신품종을 선별하며 라인업을 업데이트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숙면을 도와주는 쌈채만 하더라도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채소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이라 한다. 일반 상추 대비 수면유도 물질인 락투신이 124배 가량 함류돼 있다.

안쪽 테스트 베드에선 수경재배에 한창이었다. 수조부에 물과 배양액을 주입하며 식물을 성장 과정을 관찰하는 과정이다. 시중에 판매됐을 때도 일반 고객들이 쉽게 키울 수 있을 지 등을 판단한다. 웰스팜 콘셉트 자체가 별도 관리 없이도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수확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필수 절차다.

앞선 관계자는 "다양한 품종을 무작위로 선별하고, 생육하는 테스트를 통해 가능범위를 좁힌다"며 "노지에선 잘 자라도 실내 수경재배 환경에선 잘 안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종자회사들은 수경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따로 개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웰스팜은 정기 모종 배송서비스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회사에서 최적화된 레시피 환경에서 일정기간 키운 뒤 먹을 수 있을 때 가정으로 공급하는 점이 차별점이다. 이를 위해 파주 물류센터 내에 최첨단 설비를 갖춘 웰스 스마트팜 팩토리를 조성했다. 4개월간 40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