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s

집에서 키워 쌈싸먹어요…식물재배기 돌풍

2021-06-15

집콕에 `홈가드닝` 관심 높고
안전한 먹거리 수요 맞물려
가정용 식물재배기 판매 `쑥`

교원 웰스팜 "올 2.5만대 판매"
3년만에 8배 이상 급증 전망

취미생활·자녀교육에도 활용
LG전자·SK매직도 진출 채비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권 모씨(33)는 최근 집 주방에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들여놨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어들자 외롭고 우울한 마음이 든 권씨는 상추, 허브 등 평소 좋아하는 채소를 집에서 직접 키우며 활기를 되찾았다. 권씨는 "식물재배기로 직접 채소를 키우고 먹기도 하니 우울한 마음이 사라지고 건강도 되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가드닝(집에서 즐기는 원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까지 맞물리면서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교원그룹의 렌탈 브랜드 교원웰스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9000대 이상 판매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2019년 총판매량에 육박하며 작년 같은 기간(1~5월)에 비해선 55%나 성장한 수치다. 2018년 7월 리뉴얼 출시된 웰스팜은 첫해 판매량이 3000여 대에 그쳤지만 올해 총판매량은 8배 이상 성장한 약 2만5000대로 전망된다.
 

가정용 식물재배기란 식물 성장에 필요한 빛, 수분, 토양, 온도를 인공적으로 공급해 집에서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유기농 채소를 길러 먹는 실용적 용도뿐 아니라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관상용, 자녀를 위한 교육용 식물 재배도 가능하다. 크기는 전자레인지만 한 것부터 대형 냉장고만 한 것까지 다양하다.

교원그룹이 만든 '웰스팜'은 현재 식물재배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제품으로 기기를 1년 단위로 렌탈하고, 재배를 원하는 모종을 정기 구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월 2만원 정도 비용만 지불하면 2개월마다 웰스팜 엔지니어가 방문해 모종 이양과 기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종 수와 기능성 채소 패키지 종류에 따라 1만9900~2만7900원 가격대로 구성돼 있다.

모종은 항암 기능성 쌈채, 청치마상추, 비타민다채 등 채소 20여 종을 6가지 기능성 패키지로 묶음 구성해 정기 배송한다. 기기는 별도 렌탈료가 없으며 1년 단위로 사용하고 반환하면 된다. 이용자는 주기적인 알람에 맞춰 물과 영양제만 넣어주면 된다. 일주일 후부터는 언제든 수확할 수 있어 신선한 채소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물재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생활가전 기업들도 잇달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앳틔운(at.tiiun)' '홈싹(Home SSak)' 등 식물재배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며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관련 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CES 2020'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사용자는 상추, 케일 등 채소 20여 종을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다. 재배 중 스마트폰을 통해 채소 생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SK매직도 지난해 인수한 스마트팜 벤처기업 에이아이플러스와 함께 가정용 식물재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식물이 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조성해주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홈가드닝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가전형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100억원에서 2023년 5000억원으로 4년 만에 5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가 당장은 미미하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성장성은 매우 크다"며 "LG전자 등 대기업도 식물재배기에 뛰어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